원형이정(元亨利貞)의 뜻에 대하여


1. 우주의 시작, 중천건(重天乾) 괘

이미지 설명

'원형이정(元亨利貞)'은

주역(周易) 64괘 중 첫 번째 괘인

중천건(重天乾)괘의 괘사입니다.

하늘 위에 하늘이 있는 모습으로,

우주의 순수한 창조적 에너지를 상징합니다.


한자 풀이를 하면

건(乾)은 하늘, 원(元)은 큼, 형(亨)은 형통함,

이(利)는 이로움, 정(貞)은 올곧고 바름을 뜻합니다.

즉, "하늘의 위대한 창조성은

만물을 크게 형통하게 하고 이롭게 하니,

올곧고 바른 태도를 지키는 것이 이롭다"

우주의 법칙을 담고 있습니다.


2. 원형이정의 두 가지 소통 방식

[元·亨과 利·貞의 짝]

삼라만상은 우주의 근원으로부터 생명력을 얻어

형통하게 흐르고(元亨),

모든 존재가 저마다 이로움을 누리는 유일한 방법은

순수한 마음으로

하늘의 섭리에 따르는 것(利貞)임을 의미합니다.


[인간의 사덕(四德)과 사계절(四季)]

문언전(文言傳)에 이르기를,

이 네 글자는 인간의 가장 고결한 네 가지 덕목

및 자연의 순환과 완벽하게 부합합니다.

구분 元 (원) 亨 (형) 利 (이) 貞 (정)
인간의 사덕 인(仁) - 사랑 예(禮) - 도덕 의(義) - 정의 지(智) - 지혜
자연의 사계절 봄 (만물의 시작) 여름 (성장과 풍성함) 가을 (결실과 수확) 겨울 (휴식과 보존)

3. 공자가 찬탄한 하늘의 도리 (건원)

공자는 단전(彖傳)을 통해

하늘의 위대한 창조적 사랑을

다음과 같이 찬탄했습니다.


大哉乾元,

萬物資始, 乃統天.

雲行雨施, 品物流形

大明終始, 六位時成, 時乘六龍以御天.

乾道變化, 各正性命. 保合大和, 乃 利貞.

首出庶物, 萬國咸寧.


위대하도다, 하늘의 원천적인 힘이여!

만물이 이 근원적 사랑에 의지하여 시작되니

온 우주를 통괄하는구나.

구름이 흐르고 비가 내리니

만물이 비로소 저마다의 형상을 갖추어 흘러가는도다.

마치고 시작함을 아주 뚜렷하게 드러내니

때에 맞게 여섯 단계를 완성하고

때에 따라 용이 하늘에 오르네

하늘의 창조 과정으로

만물이 각자 본성을 제대로 가지도록 변형하여

조화 속에 적합하도록 하네

그리하여 하늘에 순종함으로써

스스로 이롭게 되는 것을 보여주는구나.

마침내 으뜸으로 만물을 내니

모든 나라가 다 평안하구나.


4. 잠재력에서 현실로: 창조의 메커니즘

모든 존재의 시작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원형적인 개념(理)으로

머물러 있습니다.

하늘은 이러한 개념에

구체적인 형태를 부여하는 에너지(氣)를

지니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형(亨, 형통함과 성취)입니다.


인간 세상에서

위대한 인물이 탁월한 성공을 거두는 비결

역시 이 하늘의 속성을 닮아 시종일관하기 때문입니다.

건괘의 여섯 단계(효: 爻)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하는 만물의 단계를

'여섯 마리의 용'으로 상징합니다.

성공의 비결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모든 현상을 관통하는

우주의 법칙인 도(道)를 깨닫고 실현하는 데 있습니다.

각 단계는 언제나 다음 단계를 위한 숭고한 준비가 되기에,

시간은 결코 장애물이 아니며

가능성을 실현하는 최고의 수단입니다.

우주의 근원적 사랑(元亨)은

이렇듯 우리 삶 속에서

지속적인 실현과 올곧은 완성(利貞)의 형태로

아름답게 드러납니다.


빈마(牝馬)의 뜻에 대하여


1. 빈마(牝馬) : 대지를 달리는 암말의 상징

'빈마(牝馬)'는

주역(周易)의 두 번째 괘인

중지곤(重地坤)괘의 효사,

"곤, 원형, 이빈마지정(坤. 元亨. 利牝馬之貞)"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한자의 뜻을 풀이하면 빈(牝)은 암컷,

마(馬)는 말을 뜻하므로

'암말'을 의미합니다.

암말은 수말에게 순종하면서도,

말 특유의 강인한 본성을 잃지 않고

드넓은 대지를 질주하는 역동적인 존재입니다.


2. 하늘(건)과 땅(곤)의 완벽한 상호보완

중지곤(重地坤)괘는

이미지 설명

위아래가 모두 땅(地)으로 이루어진 괘로,

1번 중천건(乾)괘의 '창조성'과

정반대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보완적인 관계입니다.

정신과 육체, 하늘과 땅,

시간과 공간, 남성과 여성의 관계처럼,

헌신적인 땅의 원리는

창조적인 하늘의 원리를 만나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는 대등한 상대성이 아닙니다.

헌신은 창조적인 힘에 의해 촉진되고 이끌릴 때

비로소 선(善)을 생산합니다.

만약 이 위치를 벗어나

창조와 대등하게 맞서려 한다면,

순리를 거스르게 되어 갈등이 발생하고

결국 양쪽 모두 해를 입게 됩니다.


3. 중지곤(重地坤) 괘사 풀이


坤 元亨利 牝馬之貞

君子有攸往 先迷後得主利

西南得朋 東北喪朋 安貞吉


헌신적인 땅은

만물을 크게 형통하게 하니,

암말처럼 유순하고 바른 태도를 지키면

이롭구나.

군자가 나아갈 바가 있을 때,

앞장서면 길을 잃고

뒤따르면 마땅한 주인을 얻어

이로울 것이네.

서남쪽에서는 동료를 얻고

동북쪽에서는 동료를 잃게 되니,

평온하고 바른 마음을 유지해야 길하다.


4. 왜 '암말'이어야 하는가?

창조가 보이지 않는 '정신적 잠재력'이라면,

헌신은 그것이 구현되는 '공간적 현실성'입니다.

즉, 하늘의 가능성이

땅이라는 현실을 만나 형상화되는 과정입니다.

용이 하늘의 상징이듯, 암말은 땅의 상징입니다.

지칠 줄 모르는 강인한 유동성(말의 성질)과

만물을 품어주는 부드러운 수용성(소의 성질)을

함께 가지고 있기에

주역은 이를 '암말'로 비유했습니다.

하늘에서 온 창조적인 힘은

이 유연하고도 강인한 땅의 원리를 통해

비로소 세상에 드러납니다.


5. 삶의 경계에서 운명을 맞이하는 자세

이 괘가 우리에게 주는 지혜는

'상황의 흐름에 부합하여 행동하라'는 것입니다.

독단적으로 앞장서기보다

흐름을 따르고 보완하는 지위에서 움직일 때

진정한 성취가 찾아옵니다.

인생에는

힘써 일하고 협력하는

시기(서남쪽, 여름·가을)가 있고,

홀로 뜻을 세우고 성찰하는

시기(동북쪽, 겨울·봄)가 있습니다.

실천할 때에는 뜻을 함께할 친구와 조력자가 필요하지만,

계획을 구상하고 하늘의 암시를 구하는

신성한 성찰의 시간에는

홀로 고독하게 객관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맹목적으로 나아가기보다

주위 상황으로부터 배우고 순응할 때,

우리는 비로소 삶의 올바른 인도자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주역 참고서]

동양철학 주역(周易) 참고서 - 기초편 https://wikidocs.net/book/11646

동양철학 주역(周易) 참고서 - 본론편(상) https://wikidocs.net/book/14079

동양철학 주역(周易) 참고서 - 본론편(하) https://wikidocs.net/book/14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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